이창헌 연구원 이야기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라이프”
2025.04.29안녕하세요. 저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헬스케어 분야에 활용 가능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이창헌입니다.
현재 박사후연구원으로 Biomedical Informatics 학과에서 영양코칭 챗봇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사과정생분들 중 박사후연구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몇 가지 부분을 위주로 제가 경험한 내용들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한정된 리소스 환경에서도 연구 역량 유지하기
많은 분들이 컬럼비아대학교 정도면 매우 풍족한 연구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말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연구 환경을 ‘인프라‘와 ‘리소스‘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연구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주변에는 NYU, 코넬, 프린스턴, 유펜과 같은 유수한 대학들이 밀집해 있으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뉴욕에 기반을 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교류도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인적 인프라는 연구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연구의 확장성과 네트워크 형성에 있어 분명한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것이 곧 풍족한 연구 리소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뛰어난 인프라를 기반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제한된 리소스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집니다.
특히, GPU 서버와 같이 수요가 많고 구축 비용이 높은 리소스는 확보 자체가 매우 어렵거나, 이용을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물론 이는 컬럼비아대학교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주요 연구 대학에서는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한정된 리소스 환경에서도 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미리 길러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리소스 최적화 방법을 미리 익히고 꾸준히 공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실용적이고 파급력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컬럼비아대학교는 연구 결과를 사회적 가치로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 병원, 정부기관 등이 밀집해 있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즉, 외부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현실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연구자를 더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연구 결과를 실제 산업계나 사회적 문제 해결과 연결 지을 수 있는지, 연구가 어떤 사회적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최근 연구평가 기준이 논문 수나 인용지수와 같은 전통적 지표를 넘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점점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박사과정 중에도 자신의 연구가 실제 세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일 수 있을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꾸준히 고민하고, 이를 프로젝트 설계와 목표 설정에 반영하는 연습을 해두시기를 권장드립니다.
3. 뉴욕 생활의 장단점
마지막으로, 박사후연구원을 뉴욕에서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뉴욕 생활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간단히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뉴욕은 세계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이지만, 그만큼 생활 여건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체감하는 부분은 높은 물가입니다. 주거비, 식비, 교통비 모두 상당히 비싸며, 생활 전반에 걸쳐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날씨는 매우 변덕스러워, 하루에 사계절이 모두 지나가는 듯한 날도 적지 않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개인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고, 행정 처리가 느려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변의 기대치와 평가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성과를 요구받는 환경에 놓이게 되며, 비자나 신분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수할 만한 매력 역시 뉴욕에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도 다양한 산업과 직업 기회가 존재하며, 고연봉 포지션 역시 많은 편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은 시야를 넓혀주고,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주변 동료들의 수준이 대체로 매우 높아, 자연스럽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게 되는 환경이 주어집니다.
무엇보다, 뉴욕에서 연구하고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이 되어, 힘든 순간에도 버틸 수 있는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따라서, 뉴욕 생활은 분명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성장과 기회도 매우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시면 좋겠습니다.
4. 맺으며.
지금까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경험하며 느낀 연구 환경, 연구 방향성, 그리고 뉴욕 생활의 장단점에 대해 짧게나마 공유드렸습니다.
물론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실제로는 각자의 연구 분야나 관심사, 성향에 따라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후연구원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 미리 고민해볼 수 있는 지점을 짚어드릴 수 있었다면 기쁘게 생각합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결코 쉬운 곳은 아니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넓게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정된 리소스, 치열한 경쟁, 높은 기대치 속에서도 스스로 연구자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추신다면, 충분히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박사후연구원 또는 그 이후의 경로를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