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우 박사 인터뷰,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Finance & AI융합학부 조교수 임용 (25년 3월 임용)
2025.04.22
2025년 3월 1일자로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Finance & AI융합학부 조교수 임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Finance & AI 융합학부 신임 조교수로 임용된 공형우입니다. 저는 최근까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이용재 교수님과 함께 금융 분야의 인공지능 응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금융 산업에서의 AI 도입 가능성과 그 효과성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와 함께 다양한 융합 연구 분야도 탐구했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외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은 매년 중요한 포인트가 바뀌고 있고 실제로 최근에 생활한 선배들이 더 잘 조언해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본 글은 특히 학계 진출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교수 임용 과정에서의 경험과 조언을 중심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학계의 트렌드와 요구사항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제 경험이 여러분께 유용한 참고가 되길 희망합니다.
- 교수가 왜 되고 싶었는지?
교수직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최적화와 금융을 공부한 사람이기에 오히려 선택한 것 같습니다. 저는 교수직이 가진 특성들을 분석적으로 평가할 때 Expected shortfall이 낮은 굉장히 제 삶의 패턴으로 봤을 때 Lower bound가 잘 보장된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풀어쓰면, 직업의 안정성과 자율성,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제가 추구하는 커리어 경로와 가장 잘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은사이신 김우창 교수님을 비롯해 현재도 연구를 도와주시는 이용재 교수님, 그리고 여러 선배 교수님들의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과 만족도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교수라는 직업이 지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진로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승진과 테뉴어 획득 과정이 도전적일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가 개인의 연구 역량과 노력에 기반한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연구와 교육에서의 자율성이 보장되면서도, 그에 따르는 책임감도 요구되는 균형 잡힌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변에 계신 교수님들을 보면 너무 열심히 하셔서 균형 잡혀있는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또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만큼, 저는 주어진 일에는 하려고 하기에 앞으로 제게 주어질 교육과 연구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지속적인 학문적 성과를 이뤄내고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교육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
연구 과정에서 저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시간의 소중함이고, 둘째는 연구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시간의 가치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연구 과정에서 때로는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시간의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금융공학 연구자로서, 이는 마치 투자에서 기회비용을 이해하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여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향후 더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연구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제 경험이 매우 직접적인 교훈을 주었습니다. 초기 연구 방향이 예상과 달리 진행되어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응용 연구 분야에서는 이론적으로 우수한 모델도 데이터에 따라 일관된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는 연구자로서 유연성과 결단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도전들을 다루는 제 방식은 ‘전략적 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연구를 수행하며, 예상치 못한 결과나 단순한 결과에 직면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때 저는 비생산적인 결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그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했다기보다는,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생각하기보단, 때로는 돌아가서 망각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은 수단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 해봅니다.
- 교수 채용 과정 전반에 대해서
교수 채용 전반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채용 정보 탐색 단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방법과 하이브레인넷(HIBrain.net)을 통해 통합적으로 정보를 얻는 방법입니다. 효율성 측면에서 저는 주로 하이브레인넷을 활용했는데, 이 플랫폼에서는 각 대학의 지원 자격 요건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최소 연구 실적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2가지 중 하나를 보통 봅니다: 주저자 논문 편수 요구사항, 연구 실적의 계량화된 기준 (퍼센트로 환산) 서류심사 통과 후에는 통상적으로 2-4단계의 면접 과정이 진행됩니다. 학과 면접의 경우 주로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강의 능력 평가으로 모의 강의를 통한 교육 역량 검증하고 두 번째는 연구 발표로 지원자의 연구 실적과 향후 연구 계획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합니다.
이후 면접 단계는 총장 면접을 보게 되고 학교에 따라서 이사장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국내 대학의 설립 형태에 따라 채용 과정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UNIST와 같은 국공립대학은 총장 승인으로 채용이 확정되는 반면, 대다수 사립대학은 이사장 면접과 승인이 최종 채용의 필수 단계입니다. 이는 사립학교의 특성상 학교 운영의 최고 의사결정권이 이사회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는 학과 교수진 면접에서 제 연구 실적과 향후 연구 계획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후 총장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 교수 채용 과정 이야기와 본인이 생각하는 채용 중요 포인트가 있는지?
교수 채용 과정에서의 제 경험과 주요 시사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제 지원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사실 저는 올해를 ‘교수 채용 프로세스 학습의 해’로 설정했습니다. 실제 임용을 목표로 하되, 면접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부족한 연구 실적은 겨울 방학과 5월까지 보완할 계획이었으나, 다행히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Finance & AI 융합학부에 조기 임용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교수 채용에 있어서 먼저 최소 지원 자격을 충족하는 논문 실적은 필수적입니다. 보통 제1저자 논문 3-4편이 일반적인 기준이 되며, 공저자가 적은 논문의 경우 더 높은 가중치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저는 논문이 당장 많지 않아 지원할 수 있는 학교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실적 때문에 기회가 제한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논문 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논문 수가 최소 실적을 넘겼다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지원 학과의 인재상과 지원자의 연구 방향성이 일치하는지 여부입니다. 서류 탈락의 경우, 대학의 위상보다는 이러한 방향성 불일치가 주요 원인일 수 있습니다. 다만 내부 정보가 없이는 학과의 구체적 니즈를 파악하기 어렵기에, 저는 교수 면접을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제가 가진 실적으로 지원 가능한 6개 대학에 지원했습니다.
제 경우, 산업 공학 배경과 금융 AI 응용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했으며, 결과적으로 제 전공과 연구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학과들은 서류 심사 단계에서 탈락했습니다. 산업공학과 출신이고 논문도 금융에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했을 때의 사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산업공학과 혹은 금융 인공지능 학과가 아닌 과들은 서류에 붙지 못했습니다. 이는 학과-지원자 간 연구 방향성 일치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면접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3개 대학에서 면접 기회를 얻었으나, 한국외대에 합격하게 되어 나머지 2곳은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외대 면접에서는 15분간 연구 발표를 진행했는데, 주요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함께 그동안 수행했던 산학 협력 프로젝트와 그로부터 도출된 연구 성과를 설명했고, 현재 이용재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연구 과제도 소개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으로, 제가 보유한 연구 과제 재원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했는데, 이는 면접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원한 학과의 첫 교수 채용이었기에 금융 관련 전문성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연구에 사용한 모델에 대한 기술적 질문, 그리고 교육 철학에 대한 질문 등이 있었습니다. 면접 준비 과정에서 저는 해당 학과의 교과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고 제가 가르칠 수 있는 과목들을 몇 개 정도 파악했는데, 돌이켜보니 이 부분을 더 깊이 있게 준비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교과과정에 대한 상세한 이해와 준비는 학교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과 면접 이후 2-3주 정도 기다린 후 총장 면접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총장 면접은 보통 2-3배수 정도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면접 내용은 주로 연구 경력과 희망 강의 과목에 대한 재확인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긴장되고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총장 면접에 대한 더 구체적인 이야기 혹은 느낌에 대해 필요하신 분들은 개별적으로 연락 주시면 제 경험을 공유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외대의 경우에는 이사장 면접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제 면접 경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만 교수 채용과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현재 논문 실적이 많지 않더라도 진행 중인 연구를 잘 소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 입장에서 교수 채용은 기업의 직원 채용과 유사한데, 특히 중요한 점은 향후 연구 성과가 모두 해당 학교의 이름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의 연구 실적은 이전 소속기관의 성과로 남는 반면, 앞으로의 연구는 새로운 학교의 성과가 되기 때문에, 미래의 연구 계획과 비전이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 시에는 향후 연구 계획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로, 연구 과제 수주 능력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학교들이 이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하며, 때로는 직접적으로 과제 수주 계획을 질문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단순히 국가 과제 수행 경험뿐만 아니라, 직접 과제를 수주하여 현재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업공학과와 같은 분야에서는 이러한 과제 수주 능력이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원 분야의 특성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좁은 전문 분야를 모집하는 경우에는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유리하며, 반대로 산업공학과와 같이 폭넓은 분야를 다루는 곳에 지원할 때는 다양한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과 학제간 연구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저는 Finance & AI라는 특화된 분야에 지원했기에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어필했었고 이것이 잘 먹힌 것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저는 이런 식으로 접근했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나 조언이 필요하신 분들은 개인 메일로 연락 주시면 최선을 다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연구 방향이나 목표.
저의 주요 연구 방향은 금융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모델 응용입니다. 특히 저는 새로운 모델 개발보다는 기존 AI 모델들의 실제 금융 산업 적용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제가 채용된 Finance & AI 융합학부의 방향성과도 매우 잘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연구의 차별점은 학계와 산업계의 가교 역할을 목표로 한다는 점입니다. 산업계에 직접 취업하는 것과는 달리, 학계에서는 다양한 금융 업권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금융 산업의 실제 문제 해결과 학문적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테뉴어 확보를 위한 연구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 시간의 효율적 배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UNIST에서의 박사후연구원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학자들의 연구 패턴을 관찰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되 무리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연구 방식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통합된 금융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통한 즉각적인 연구 수행 환경 조성
- 금융 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한 실용적 연구 생태계 조성
이러한 목표들은 제가 추구하는 금융과 AI의 실질적 융합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